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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조.... 이민영님/ 충북 영동군[좋은생각 中]
결혼 생활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남편이 주식으로 큰돈을 날려 아파트까지
내 놓았기 때문이다.
아이를 낳고 육아에 전념하던 나는 급히
생활전선에 뛰어 들었다.
다 쓰러져 가는 집으로 세식구가 도망치듯
이사했다.
걸을때 마다 삐그덕 소리가 나고
딸아이는 여름 이면 모기 에게 여린 살을
뜯겼다
그 집에 엄ㅁ마가 비싼 욕조를 설치했다
좁은 화장실에 하얀 오ㅛㄱ조가 자리를 잡았다.
나는 없는 살림에 저 욕조가 어을리기나 하냐고
소리쳤고 엄마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말했다.
"저 욕조는 네 거고 네 공간이야.
그러니까 무언가를 생각해야 한다면 저기에서 해..."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간 욕조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다.
욕조에서 울기도 하고 선잠을 자기도 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사치라고 여긴 욕조는 남편도
아이도 위로가 되지 않는 시기에 그 누구의
품보다 큰 안정감을 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곳으로 이사 했지만
욕조에서 느낀 기분은 생생했다
이후로도 잊을 만한면 삶의 돌풍이 일상을
휘감곤 했는데 그때마다
나는 그욕조를 생각했다.
'그 집에서도 잘 살아 냈는걸 , 그 욕조에게
잘 버텼는걸'
부지런히 살아도 살림살이가 그리 좋아지진 않았다.
그런 환경에서 딸아이는 돈을 아낀다며
예쁜 그림이 새겨진 컵 대신 투박한 플라스틱
컵을 고르곤 했다.
그러면 나는 엄마가 내게 그랬듯 딸아이에게
좋은 컵을 사 주었다.
잠깐의 목욕이 따뜻한 캄캄할수록 지친 하루
끝에 기댈 구석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걸 잊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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