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르는 척... [사주잘보는곳 재물운 사주궁합 연애운 삼재부적]

다른 사람 일에 모르는 척할때가 있다.
사내에서 누구와 누가 사귄다거나 , 반대로 헤어졌다가
앞에서 밥 먹는 동료가 입에 있는 것을 국그릇에 떨어뜨리곤
급하게 다시 주워 먹었다거나 하는 일 말이다.
상사가 운전하는 차를 탔을 때 가스가 피식 새어 나오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손
치더라도 , 심지어 차 안에 가스가 가득차 상사가 조용히 차창을 내리는 순간에도
모른 척 화제를 돌리기 위해 입을 열어야 할때가 있는 것이다.
오래 전 일이다. 반새 영상을 편집하고 집에가려 지하철 첫차를 탔다.
자리에 앉으면 잠들어 내릴 역을 지나칠까봐 열리지 않는 출입문 앞에 섰다.
그러곤 배낭의 어깨끈을 양손으로 부여잡고 꾸벅꾸벅 졸았다.
뭔가가 머리를 때리는 느낌에 정신을 차리니 내 앞의 지하철 문이 열렸다.
닫힌 모양이었다. 출입문 가운데를 감싼 고무 패킹이 길지 않은 내 머리카락
을 붙들고 있었다. 있는 힘껏 고개를 들어도 빠지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고개을 약간 돌려 다른 사람이 보고 있는지 살폈다.
대부분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 선 세미 정장을 입은 젊은여성도 손잡이를 잡고 고개를 숙인채
눈을 감고 있었다.
안도 하려는 찰나 그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내려갔다.
나는 급히 힘을 주어 고개를 들었다. 결국 빠졌다.
아니 뽑혔다. 열 가닥 남짓한 머리카락이 출입문 사이에 자라나 있었다
순간 "컥"하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곁눈질을 하니 그녀가 고개를 더 수그리고 있었다. 다음 역에서 내려야하나 ,
몹시 피곤한데 부끄럽기도 하다고 생각할때 , 그녀가 걸음을 옮겨 다른 칸으로 넘어갔다.
천만 다행 이었다.
그 다음 역에서 탄 아주머니가 눈 앞에 날리는 검은 머리카락 때문에 놀라는
모습을 봤더라면 아마 그녀도 더 이상은 참을수 없었을 테니 말이다.
그 덕분에 편하게 집에 온 나는 웃다가 곯아 떨어졌다 .
그녀의 마음 씀씀이가 두고 두고 고맙다.
안슬기님/ 영화감독,교사 [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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