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의 마음 ... 김지환님/ 아빠의 품/한국 미혼부 가정지원협회 대표 [좋은 생각 中]
나는 여덟살 딸 사랑이를 홀로 키운다.
종종 사람들이 아이 엄마와 어쩌다가 헤어졌는지 묻는다.
그런 질문은 내게도 아이에게도 상처를 남긴다.
아픈 기억과 감정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무심결에 하는 질문 이겠지만 그보다
일상 적인 주제로 말을 걸어 주면 좋겠다.
엄마 없이는 출생 신고를 할수 없는 법 탓에
딸은 신원을 인정받지 못하고 자랐다.
예방 접종 조차 받을 수 없는 딸에게 미안해서
유아차를 끌고 거리로 나섰다.
법안이 개정되어 어렵게 출생신고를 한 뒤로
나는 한부모 가정 돕는 일을 시작했다.
언론에 몇 차례 소개 되면서 걱정이 생겼다.
딸이 언젠가 내 인터뷰를 읽을까봐,
그래서 상처 받을까봐 두려웠다.
출생 신고 소송을 도우면서도 모자이크와
가명을 꼭 사용했다.
한번은 해남에 사는 한 아빠가 도움을 청했다.
그간의 경험을 통해 서류 작성을 돕고
육 개월 정도 걸린 끝에 출생신고를 마쳤다.
내 딸과 같은 처지의 아이를 도울수 있어 무척 기뻤다.
그뒤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아빠들이 나를 쉽게
찾아 올수 있게 하자' 고 결심하며 단체를 만들었다.
숱한 노력으로 지금은 사정이 나아졌다.
주민 등록 번호 대신 사회 복지 임시 번호를 발급받아
복지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렵고 긴 소송이 필요하다.
이 일을 하며 가난해도 다른 사람을 도우며
살 수 있다는 걸 딸에게 알려 주고 싶다.
홀로 자신을 키우며 산 아빠가 다른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는 모습을 모여 준다면
아이에게 돈보다 값진 걸 물려 줄수 있지 않을까?
어쩌다 후원을 받아 한 부모 가정과 제주도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딸에겐 나만 있으면 행복할 줄알았는데
그 날 딸은 여럿이 함께 하는 시간을 아주 즐거워했다.
나는 한 부모 가정이 모여 사는 공동 육아 마을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일과 집안일을 병행 하느라 잘 놀아 주지 못하지만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딸에게 그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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